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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이 불러온 심각한 뒤끝 2가지

제3의 나이 코치 2023. 8. 26. 12:43

퇴직이 불러온 심각한 뒤끝 2가지
1. 슬그머니 다가오는 퇴직 후유증
2. 또 하나의 뒤끝, 건강 악화
 


 


퇴직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빠른 퇴직도, 정년퇴직도 다를 건 없다. 특별한 예가 아니면 '퇴직은 필연'인 셈이다. 이는 '위험과 기회'의 얼굴로 다가온다. 하지만 특별히 걱정되는 위험은 '준비되지 않은 빠른 퇴직'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퇴직하는 시기는 50대 초반이다. 트러스트 연금포럼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평균 퇴직 연령은 49세, 중소기업은 51세, 공기업은 55세다.
 
 


이종범의 도해

 
 
 

그렇다면 퇴직은 어떤 문제를 야기할까? 위험관리 측면에서 두 가지를 생각해 보자
 
 

1. 슬그머니 다가오는 퇴직 후유증
퇴직 후유증이란 퇴직 이후에 감정, 정체성,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소득 감소, 성취감 상실, 가장의 역할 압박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퇴직 후유증은 남녀 간 차이뿐 아니라 지속 기간도 달리 나타난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에 따르면, 50대 퇴직자 중 64.4%가 퇴직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남성은 62%가 '가장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을, 여성은 47.4%가 '성취와 지위에 대한 상실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송호근은 그의 책 <그들은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에서 퇴직자의 심정을 이렇게 적고 있다
 

“미혼의 미스 박이 짐 싸는 것을 거들었다. 25년 올인했던 직장에서 마지막 짐을 싸는 일은 여름날 홑이불 걷기보다 쉬웠다. 미스 박이 건네준 가방에는 견적서, 시방서, 마지막 결재 서류, 그리고 줄자와 먹줄 통, 조선의 장인들이 애지중지하던 전통 건축 기구가 들어 있었다. 회사를 나섰다. 청명한 가을날이었다. 햇빛이 눈 부셨고 바람에 나부낀 단풍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아내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아이들의 처진한 표정도 스쳤다. 기대에 찼던 부모님의 따스한 표정도 흩어졌다. 여태 땅에 묻혀 살았던 맏형의 거무스레한 얼굴도 그쳤다. 얼룩이는 송아지를 낳았고, 송아지는 다시 얼룩이가 됐고, 얼룩이는 다시 송아지를 낳아 외양간을 채웠던 세월이 스물다섯 번 흘렀던 것이다” 
 
 
2022년 10월 31일
34년간의 직장을 뒤로하고 손때 묻은 내 것들을 챙겨햐 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이른 아침 출근해서 박스에 집기 비품을 넣고 회사 밖으로 나올 때의 심정이 비슷했다. 허탈함과 후련함,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조직이란 울타리 밖 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터라,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퇴직 후 첫날, 11월 1일'
일이 끊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날은 딱히 '약속된 갈 곳'이 없었다. 집에서 빈둥거리느니 산이라도 오르자는 심정으로 등산화를 고쳐 신었다. 남한산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염없이 걸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해가 저물 때까지...
 
 
2. 또 하나의 뒤끝, 건강 악화
건강 악화란 퇴직 후 신체적, 정신적 질병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일상생활의 변화, 스트레스, 우울감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일을 그만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해진다. 영국의 경제현안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퇴직 후 한 가지 이상의 신체적 질병이 발병할 가능성은 60%, 우울증에 빠질 확률도 40%가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퇴직하고 나면 생활이 불규칙해지고, 책임과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몸과 머리를 써야 할 기회가 줄어든다. 신체 기능과 정신 건강 저하로 이어지는 이유다.
 
'퇴직 후유증과 건강 악화'라는 '두 가지 심각한 뒤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취업이나 창업, 여가활동과 사회활동, 건강한 식습관과 수면습관 등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리된 일상이 무너진다.
어떤 방식의 퇴직이든 그다음을 위한 준비는 기본이다. 이를 외면한다면 행복한 일상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절대 잊지 말 것은 '퇴직은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란 점이다. 퇴직 후 따라붙는 뒤끝을 최소화하려면, '퇴직 후 일상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일과 쉼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하면서 퇴직을 준비해야 한다. 빠른 퇴직도 정년퇴직도 다를 건 없다. 준비된 퇴직이 보다 정리된 내일을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