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리허설!, 9가지 행동미션
(1)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보기
(2) 수입과 지출 통장 정리하기
(3) 노년 친화적 보험 모델링하기
(4) 주택 유지와 관련한 월간 지출액 산출하기
(5) 아내의 도움 없이 음식 만들기
(6) 시간 계획에 맞춰서 살아보기
(7) 가전 및 전기, 수도 배관등 유지, 관리, 보수하기
(8)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만들기
(9) 부부의 가사 업무 분담하기
누구든 퇴직이 다가오면 생각이 많아진다.
몸도 마음도 무언가에 쫓기듯 어수선한 것이 사실이다. 이대로 퇴직해도 되는지, 무언가 해야겠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설령 해야 할 것을 결정해도, 선뜻 실행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자기 확신이 없는 탓이다. 생각은 무언가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몸은 뒤따르지 못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괴리감이 불러오는 현상들이다.
그렇다면 괴리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하루아침에 점검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시간적 시야를 멀리 두고 하나씩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다. 그런 점에서 50대에 들어서면 '퇴직 모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른바 그다음(60+)을 위한 준비, 퇴직 리허설이 그것이다
퇴직 리허설 기간 동안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여러 가지 점검 요소가 있지만 무엇보다 9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소개할 행동미션은 필자의 경험값이다. 옳고 그름의 차원보다는 개인적 필요의 차원에서 선별하여 실행해 주길 기대한다
퇴직리허설 9가지 행동 미션
(1)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보기
퇴직하면 소득 저하가 일반적 현상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출도 줄여야 한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지출할 수 있는지,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퇴직을 약 2년 정도 앞둔 시점에서 지출을 억제하는 훈련에 돌입했다. 결과적으론 평일 79%, 주말엔 45%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물론 퇴직 전 훈련 경험이 퇴직 후의 현실과 같을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본 경험값은 퇴직 후 비용 절감에 대한 자기 확신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경험해 보길 제안한다
(2) 수입과 지출 통장정리하기
하나의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고 네 개의 통장으로 돈이 나가는 구조로 바꾸었다. 용돈 통장, 각종 세금 및 보험 통장, 생활비 통장, 마지막으로 투자 통장이 그것이다. 이렇게 하면 매월 얼마나 지출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예산 세우기도 편하다. 물론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핵심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 정리될 수 있어야, 보다 원활한 돈 관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이해를 부탁한다
(3) 노년 친화적 보험으로 리 모델링하기
임금 피크 3년 차에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보험 정리다. 흔히 말하는 보험 리모델링이 그것이다. 이 또한 노년 친화적 보험이 될 수 있도록 해지할 것과 유지할 것을 구분하고, 보완할 담보를 찾아 업 셀링을 단행했다. 덕분에 월 보험료를 직전 대비 약 50% 수준으로 줄 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현실적 위험도 변하는 만큼, 나이와 건강, 그리고 재정 상태의 변화에 맞춰 조정해 갈 생각이다
(4) 주택 유지와 관련한 월간 지출액 산출하기
2011년, 퇴직 준비차원에서 다가구 주택을 지었다. 어떤 주택에 기거하든 비용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주거 관련 비용은 재산세, 공과금, 주택 보수 비용 등을 들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연평균 300만 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의 변동과 주거지 보유 관련 세금, 공과금등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더하여 주택도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지 조금씩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비단 나만의 사례는 아니다. 월세, 전세, 자가 주택 상관없이 현 주거지에서 생활하려면 상응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매월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지 알고 가야 한다. 은퇴하고 나면 소득이 줄어들거나 끊어진다는 가정을 세우고 현 주택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점검 차원에서라도 주거 유지비용 산출은 매우 중요한 퇴직 준비 항목이다.
(5) 아내의 도움 없이 타인에게 대접할 만한 음식 만들기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덕분에 어떤 재료가 어떤 음식에 들어가고, 어떤 장을 써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그렇다고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아내의 도움이 없어도 어느 정도의 음식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요즘은 유튜브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넘치는 만큼 처음 하는 음식도 큰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어차피 퇴직 후엔 우리 부부만 남는다. 그렇게 되면 서로를 위해 밥상 차리는 일이 빈번해질 것이다. 매번은 아니어도 특별한 날, 아내를 위해 또 가족을 위해 아빠가, 남편이 차려내는 밥상을 대접하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6) 시간 계획에 맞춰서 살아보기
은퇴 전부터 은퇴한 지금까지 동네 카페로 출근하는 일이 잦다. 특히 은퇴 전 주말은 여지없이 카페로 출근했다. 토요일은 시간표에 맞게 움직이는 편이고, 일요일은 다소 유동적이긴 하지만 시간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썼다. 카페에서 하는 일은 유튜브 제작, 칼럼 쓰기, 강의 교안 다듬기 등이다.
은퇴 전에는 주말 기준으로 오후 3시 이전에 집에 돌아오는 것이 목표였다. 그 이유는 퇴직 후에도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훈련은 퇴직한 지금 생각해도 무척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평일 기준 9 to 5로 시간을 쓴다. 물론 강의가 있는 날은 예외다. 강의가 없는 평일 오전은 9시에 카페로 출근한다. 1시까지 작업하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면 2시부터 5시까지 '찰떡드럼 스튜디오'에 마련된 나의 사무공간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퇴직했지만 퇴직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갈 곳과 할 일이 있어서 그런지, 감사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7) 가전 및 전기기구 등 유지, 관리, 보수하기
가전제품이나 전등 교체등 기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더하여 수도 관련 배관 정도는 직접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 소소한 일 같아도 이런 능력이 있으면 퇴직 후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다. 매번 기술자의 손을 거친다면 그만큼 비용 지출을 각오해야 하는 만큼 스스로 수리 가능 범위를 넓혀주는 것도 퇴직 준비에 도움이 된다
(8)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만들기
이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왜냐하면 아내가 스포츠 댄스를 하고 싶어 하는데, 나는 산행이나 연애시절 즐겼던 탁구를 하고 싶어서다. 퇴직한 지금도 이 부분은 해결되지 않은 미션이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미션이기도 하다. 함께 살아온 기간이 30 수년이다. 뿐만 아니라 특별한 위험이 아니라면 족히 30여 년은 아내와 함께 살아야 한다. 허구한 날 배우자 얼굴만 보고 살 순 없지 않은가? 배우자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것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부부간 애정을 돈독히 하는 차원에서도 그렇고. 무엇보다 건강 관리 차원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미션이다
(9) 부부의 가사 업무 분담하기
퇴직은 부부가 함께 퇴직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가사 업무도 퇴직 전과 후는 달라야 한다. 가사 업무 분담이 필요한 이유다. 밥 하기, 빨래하기, 집안 대소사 챙기기 등은 아니어도, 소소한 집안 청소, 빨래 널기, 설거지, 화초 가꾸기, 강아지 산책 정도는 남편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생각에 따라서는 피곤할 수 있지만 부부애를 생각하면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 외에도 퇴직 전에 경험해야 할 것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가지로 압축한 이유는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퇴직이 임박했거나 이미 퇴직한 상태라면 한 번쯤 검토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