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은퇴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은퇴준비 과정에서 재무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거나, 은퇴 전문가의 조언을 맹신한다. 설령 은퇴 후 삶을 계획했어도, 현실과 타협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허다하다
물론 무엇이 정답이라고 강제할 순 없다. 다만 한 가지, 은퇴 후 삶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삶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은퇴 후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런 삶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스스로 묻고 답하는 자문자답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의미로 몇 가지 질문의 답을 고민해 보자.
➊ 희망하는 은퇴(후) 삶 정의하기
“은퇴 후 어떤 삶을 원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길을 나서는 나그네와 다를 게 없다. 내가 희망하는 은퇴 후 삶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➋ 걸림돌 알아채기
“내가 정의한 삶을 실현하려면 어떤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정직'에서 찾아야 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편견이 끼어들면 본질적 답을 구하기 어렵다. 내가 원하는 삶을 가로막는 현실적 요인이 무엇인지,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문제 해결 방법에 근접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하지 말 것은, 내 힘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외적 걸림돌은 예외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니 말이다.
➌ 걸림돌 제거하기
“내가 알아낸 걸림돌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이 질문의 답은 '강력한 실천 의지'와 연결되어야 한다.
은퇴 준비는 단순히 돈을,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걸림돌을 알아냈다면,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재무적인 측면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은퇴가 단순히 돈 문제만 아니라, 삶의 질이나 만족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은퇴 생활비의 규모,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의 정도와 범위, 은퇴 후 저축 또는 투자 등을 검토하는 건 기본이다. 더하여 관계의 재정립, 거주지역과 거주 규모, 취미나 여가생활, 시간 관리 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안들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일정 부분 은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조언을 받든 마지막 선택은 결국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세상 어디에도 내가 처한 현실을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은퇴 전문가의 도움을 받되, 실현가능한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해결하는 실천의지는 어디까지나 나의 몫이다.
➍ 은퇴 준비 진행 상황 알리기
은퇴 준비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속성이 중요한데, 여기서도 가장 큰 적은 내 안에 존재한다. 목표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와 타협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러므로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는 '긍정적 감시기능'을 검토해야 한다. 가령 나의 목표를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금은 SNS가 일반화된 세상이다. 때문에 실시간으로 타인의 근황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SNS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그렇지만 나를 긍정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SNS 활동만 한 것도 없다. 물론 순기능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SNS(=한글자판 ‘눈’)로 접한 근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좋아요’ 또는 '긍정적 댓글'등은 은퇴 준비를 더욱더 열심히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에너지원일 수 있다. 필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SNS에 하겠다고 해놓고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쟁이로 전락하는 만큼, 타인의 눈이 무서워서 라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을 이어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은퇴 후 삶은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는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야 할 시간이다.
그러므로 내가 희망하는 '은퇴 후 삶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걸림돌을 알아내고', '그 걸림돌을 제거하고', '목표로 가는 진행 여정을 주변에 알리는' 4단계를 활용해 보자. 내가 원하는 은퇴 후 삶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